[한국4차산업신문] 리그 개막일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KFA 홈페이지가 결국 휴대폰을 들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개점휴업’ 상태인 축구인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었다. “요즘 뭐하세요? 잘 지내시나요?”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에서 팀의 주장이자 든든한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신송훈(금호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올해 신송훈은 더욱 심기일전하며 시즌을 준비 중이다. 성인 무대에 들어가기 전인 만큼 2020년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해다. 그래서 빨리 경기에 뛰고 싶은데, 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인 게 아쉽다. ‘왜 하필이면...’이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어쩌겠는가? 나름의 방법으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신송훈은 거의 매일을 규칙적으로 보내고 있었다. 팀 운동을 못한 지 한 달이 넘어가기에 개인적인 몸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오전 6시에 집을 나가 무등산에 올라갔다 다시 집에 오면 9시 정도입니다. 그 때부터 오후 5시까지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해요. 저녁에는 밖으로 나가서 제가 초등학교 때 다녔던 클럽(신화유소년축구단)의 골키퍼 코치님과 2시간 정도 따로 운동해요. 그러면 하루가 다 끝나더라고요.”
19세 신송훈은 놀랍게도 일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무등산에 가고 있다고 했다. 무등산 등반은 체력 관리의 목적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일요일 빼고는 매일 갑니다. 코스마다 소요시간이 다른 데 제가 주로 가는 코스는 보통 5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죠. 코치님과 같이 갈 때도 있지만 혼자서 버스타고 갈 때도 많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회포를 풀고 싶어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훈련은 ‘개점휴업’ 상태지만 언제든 리그 개막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몸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친구들이 다들 바빠요. 시간도 없고요. 최근 (최)민서(지난해 남자 U-17 대표팀 스트라이커, 포항제철고)한테 연락이 와서 만날까 했는데 민서랑도 시간이 맞지 않더라고요. 민서가 전라북도 김제에 살아서 (광주에 있는) 저와 가깝기도 하고, 만나러 갈까 생각도 해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저는 매주 토요일마다 팀에서 체력측정을 하고 있거든요. 무등산에서요(웃음).”
그렇다고 혼자 잘 놀지도 못한다. “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리그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니 애매해요. 사실 전 잘 놀 줄도 모르거든요. 그런 걸 좋아하지도 않고요. 운동하고 수업들으면 하루가 지나니 시간도 없어요. 재미는 없지만 곧 리그도 개막할 거고 대표팀 소집도 할 테니 철저히 준비해야죠.”
신송훈은 올해 남자 U-19 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게 목표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9 대표팀은 올해 10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AFC U-19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이 대회는 내년 U-20 월드컵 출전권이 걸려 있는 대회다.
이미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해봤지만 한 번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기회를 꼭 잡고 싶은 게 신송훈의 마음이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월드컵만 바라보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끝나니까 조금은 허무하고 공허한 기분이 들었어요. 가족보다 더 많이 보고 같이 지낸 팀원들인데...지금도 애들이 보고 싶어요.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올해 목표는 U-19 대표팀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저는 U-19 대표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정말 많이’ 있어요. 이미 월드컵을 경험했으니 한 번 더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지난해 월드컵에 다녀온 후 한국에서 경기할 때 개인적으로 편하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