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공백을 깨고, 드디어 K3리그와 K4리그가 문을 활짝 연다.
2020 K3·K4리그가 오는 16일에 개막한다. 당초 3월 초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면서 약 두 달 간 공백기를 가졌다. 당분간 리그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향후 코로나19 사태의 추이에 따라 관중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3·K4리그는 KFA가 추진하는 한국형 승강제의 정착을 위해 기존 내셔널리그와 K3리그, 신생팀을 통합시켜 출범했다. ‘한국축구의 허리’로 프로와 생활축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과거에 비해 중요도가 높아진 건 당연하다. K3·K4리그가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KFA 홈페이지’는 구 내셔널리그와 K3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전문가 네 명을 초청해 대담을 진행했다. 통합 K3·K4리그 출범의 의의, 각 리그의 판도 분석, 챔피언 결정전 진출·강등 팀 예측 등 다양한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리그 개막 전 미리 알고 가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 가득하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K3·K4리그, 전문가 대담으로 미리 즐겨보는 게 어떨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통합 K3리그와 K4리그가 출범한다. 어떤 기대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강성주 해설위원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내셔널리그와 K3리그로 오랜 기간을 달려왔다. 각 리그에 소속된 팀, 선수들, 관계자까지 오래도록 기반을 다져왔다. 이제 K3리그와 K4리그가 한국축구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한다. 내셔널리그 팀과 K3리그 팀의 실력 차가 있을 수도 있고, 시스템 및 문화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 한 무대에서 뛰게 된 만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안기희 에디터승강제가 가장 기대된다. 그동안 내셔널리그나 K3리그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운영된 면이 없지 않다. K4리그까지 생기면서 이제 우리도 유럽처럼 승강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추후에 K3리그가 K리그2와, K4리그가 K5리그와 연결되면 유럽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승격과 강등을 통해 팬들이 느낄 희로애락이 기대된다.
이다희 인턴기자 내셔널리그에는 8팀밖에 없었는데 이제 팀이 많아졌다. 선수들에게는 상위리그 진출의 장이 넓어진 셈이다. 내셔널리그, K3리그의 위치가 그동안 애매한 면이 있었는데 통합되면서 이제 서로의 위치를 명확히 알게 됐다. 균형을 찾게 됐다고 생각한다.
김오성 해설위원 내셔널리그는 과거 K2리그와 비슷했지만 아마추어다. K3리그는 3부리그 역할을 했지만 내셔널리그보다는 경기력 면에서 약간 뒤처지는 지라 둘의 위치가 서로 애매한 구조였다. 올해 통합됐으니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K3리그 팀이 FA컵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언론에서는 ‘4부리그 격’ K3리그라고 표기한다. 축구인들은 이게 무슨 뜻인지 명확히 알 수 있지만 일반인들은 혼돈을 일으킬 수 있다. 이제 대통합을 이뤄서 가는 첫 시즌이 열렸다. 기대되는 게 사실이다.
옛 내셔널리그 팀과 K3리그 팀이 통합 K3리그에서 만나게 됐다. 자존심 대결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축구로는 정말 모르겠다. 과거 내셔널리그 팀과 K3리그 팀이 전국체전이나 FA컵을 제외하면 공식적으로 만날 일이 많지 않다. 그래서 ‘어느 리그가 더 우세할 것이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행정적인 부분에서는 내셔널리그와 K3리그 모두 인력 면에서는 프로와 차이가 있겠지만 홈경기 운영이나 선수 관리, 팬 소통 면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K3리그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난 내셔널리그 선수 출신이고, K3리그 팀과도 경기를 해봤다. 아무래도 경기력 면에서는 내셔널리그 팀이 우세할 것 같다. 예산 면에서도 차이가 있기에 장비나 선수 수급면에서 옛 내셔널리그 팀이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K3리그 팀들은 과거와 달리 많이 업그레이드 됐다.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몇몇 K3리그 팀들은 예전부터 내셔널리그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FA컵에서 K3리그 팀이 내셔널리그 팀을 잡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래도 내셔널리그가 우위를 점할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 통합 K3리그가 첫 출범한 만큼 K3리그 팀은 선수 물갈이를 대폭하지 못했다. 내셔널리그도 기존의 선수층을 그대로 가져왔다. 기존 내셔널리그와 K3리그 팀의 예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까지는 내셔널리그가 성적 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본다.
내셔널리그 강팀들의 예산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선수 스쿼드는 예산뿐만이 아니라 열정도 더해야 탄탄해질 수 있다. K3리그는 더 높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 그 열정이 내셔널리그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각자 주목하고 있는 K3리그 팀과 선수를 한 명씩 뽑는다면?
김포시민축구단이 고정운 감독을 영입한 이후 탈바꿈됐다.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기대감에 덧붙여 코로나19로 인해 리그를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준비해왔기에 나는 김포의 약진을 기대한다. 특히 수비수 박준필은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유망주이지만 부상으로 굴곡을 겪고 김포에서 재기를 노리는 선수다. 이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박지수(광저우 헝다)의 계보를 이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팀에 눈길이 가지만 굳이 한 팀을 꼽자면 천안시축구단을 주목하고 있다. 사령탑은 김태영 감독이고 김평래가 주장을 맡고 있다. 이 둘은 전남 시절 수석코치와 선수로 함께 한 사제지간이다. 지난해 태국에서 뛰었던 김평래가 김태영 감독의 천안시축구단 부임 소식을 듣고 먼저 전화해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더라. 사제 간의 정이 참 끈끈하다. 둘이 천안시축구단에서 그려낼 ‘케미’가 궁금하다.
김해시청을 주목하고 있다. 김해시청은 지난해 생각보다 성적이 부진했다. 그래서 윤성효 감독이 칼을 갈고 선수를 폭풍 영입했다. 분명 지난해보다는 나은 성적을 낼 것이다. 내셔널리그에서 그동안 준우승만 해 왔기에 우승에 대한 욕망이 클 것이다. 주목하는 선수는 지난해 내셔널리그에서 MVP를 받은 신영준이다. 2019년까지 강릉시청에서 뛰었지만 올해부터 경주한수원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지난해 신영준이 뛴 경기를 보면 ‘너무 잘 한다’는 얘기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잘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골과 도움 모두 완벽하게 하는 선수다. 이 선수가 올해 K3리그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내가 주목하는 팀은 강릉시청이다. 오세응 감독을 필두로 올해 안성빈, 문기한, 이승현 등 쟁쟁한 선수들로 날개를 달았다. 하태균과 한상운까지 있으니 이제는 오세응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된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기에 올 시즌에는 많은 걸 해낼 것이다. 특히 하태균의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해 서동현이 후반기에 와서 맹활약을 펼치며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이런 역할을 하태균이 해줄 것 같다.
지난해 K3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화성FC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김학철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K3리그를 대표하는 팀인 화성이 만약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내셔널리그와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가 분명 나올 것이다. 문준호, 알베르토 등이 이적하며 전력 누수가 생겼지만 겨우내 이 누수를 막기 위해 준비를 잘했을 것이다. 화성으로서는 자존심을 걸고 올해 K3리그에 임할 것이다.
챔피언 결정전 진출 예상 팀과 강등 예상 팀을 뽑아본다면?
이 우승도 해본 팀이 할 것 같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우승팀인 강릉시청과 K3리그 우승팀인 화성FC가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갈 것 같다.
예상 팀은 창원시청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큰 변화가 없어서 조금 아쉽다. 내셔널리그와 K3리그가 통합되면서 빅네임 선수들을 영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최경돈 감독의 축구스타일을 제대로 입히지 못하면 어려운 시즌이 될 것 같다.
객관적으로는 강릉시청의 선수 구성이 가장 좋은 것 같다. 베테랑 프로 선수인 하태균, 서정진, 문기한 등이 팀으로서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 성적이 결정될 것 같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개막이 미뤄진 변수는 감안해야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것과는 별개다. 변수를 잘 극복한다면 우승권에 들어갈 것이다. 또 한 팀은 화성FC다. 전력 누수가 분명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위권 안에 들어갈 수 있는 DNA를 가진 팀이다. 감독을 비롯해 중심축이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 우승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예상 팀은 정말 어렵다. 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편차가 분명히 있다. 어쩔 수 없이 처지는 팀이 있다. 평택시티즌FC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평택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K3리그 전체를 놓고 보면 네임밸류 있는 선수들도 많다. 젊은 선수들이 노련한 선수들을 상대하는 건 길게 봤을 때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리그가 장기간의 호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예측 말고 바람을 하나 말해볼까 한다. 홈경기장을 같이 쓰는 팀, 경주한수원과 경주시민축구단의 맞대결이 매우 치열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스토리도 더 많이 나온다.
올 시즌 인천남동구민축구단(FC남동)과 진주시민축구단이 신생팀으로 K4리그에 참가하는데?
FC남동은 대단한 팀이다. 한국축구는 기업구단 또는 시도민구단이 전부인데, 최초로 구청장님께서 팀을 창단했다. 깜짝 놀랐다. 인천의 축구팬들 정말 대단하다.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을 것 같다. 지난해 K3리그 MVP인 문준호를 영입했기에 더 기대된다.
진주시민축구단은 지역 출신 선수가 많다. 축구팬이라면 우리지역 출신의 선수를 한 번 더 보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가장 큰 장점이다. 신생팀이 생겼다는 건 선수들이 뛸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주는 조광래 대구FC 사장의 고향이며 국가대표를 많이 배출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성인축구팀이 없었는데, 진주시민축구단이 생기면서 축구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많은 응원을 보내줄 것 같다. FC남동은 문준호뿐만 아니라 지난해까지 양평FC의 주축이었던 권지성, 유동규 등이 새로 합류했다. 신생팀이지만 멤버가 좋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신생팀의 대표적인 약점이 바로 경험 부족인데, 이를 김정재 감독이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사다.
K3리그보다 K4리그가 훨씬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해 K3리그 베이직 우승 팀인 울산시민축구단, 그리고 최다 우승팀인 포천시민축구단의 우세를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K4리그에는 이 두 팀 외에도 파주시민축구단, 양평FC, 이천시민축구단 등 좋은 팀들이 많다. FC남동과 진주시민축구단은 ‘신생팀 빨’을 받을 것 같다. 잠깐의 돌풍이 아니라 오랫동안 돌풍을 이어가 리그가 상향평준화됐으면 좋겠다.
각자 주목하고 있는 K4리그 팀과 선수를 한 명씩 뽑아본다면?
이천시민축구단의 송민우를 주목한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공격형 미드필더이며 멀티 자원이다. 올해도 이천에 남아있다. ‘임금님표 쌀밥’을 먹고 좋은 활약을 펼칠 것 같다. 파주시민축구단의 이석현도 기대된다.
진주시민축구단 선수 명단을 보다가 한건용의 이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형이 여기서 왜 나와?’였다. 한건용은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과 경주한수원에서 뛴 선수다. 정말 잘하는데 부상으로 주춤했다. 올해부터 진주에 합류했으니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한 양평FC에 지경득이 있더라. 나도 ‘형이 여기서 왜 나와?’라고 할 정도로 놀랐다. 알고 보니 올해 새로 양평에 부임한 김창윤 감독과 인연이 있더라. 김창윤 감독이 양평을 맡고 나서 지경득도 스승님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입단했다고 들었다. 베테랑으로서 지난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는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올해 K4리그에서 K3리그로 승격이 유력한 두 팀을 뽑아본다면?
우선은 포천시민축구단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확실하다. 명문은 괜히 명문이 아니다. 자부심도 강하고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면도 있다.
포천시민축구단이 승격 1순위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최근 2년간은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그래도 K3리그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이다. 감독이 바뀌고 각오가 대단하다. 저력도 있고 포천 시민들의 기대치도 상당하다. 또 하나 주목할 팀은 FC남동이다. 지난 시즌 울산시민축구단이 신생팀으로 우승까지 차지한 걸 감안한다면 FC남동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초반 페이스를 잘 잡아서 이어간다면 우승권에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FC남동은 신생팀으로서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이다. 선수영입을 정말 알짜배기로 잘했다. 팀 구성이 잘되어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굴러가면 우승권에 들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팀은 시흥시민축구단이다. 지난해 높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올해 선수영입을 잘했다. 내셔널리그 대전한국철도축구단에서 뛰던 김정주가 대표적이다. 대전뿐만 아니라 강릉시청, 경주한수원에서 뛰었던 김정주는 가는 팀마다 우승을 시키는 걸로 유명하다. 이 선수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진주시민축구단도 만만치 않다. 최청일 감독은 지역 출신이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들을 많이 영입했다. 탄탄한 전력을 갖췄을 거라 생각한다. 게다가 진주는 축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울산시민축구단이 승격 1순위라고 생각하지만 FC남동, 파주시민축구단, 이천시민축구단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 마디씩 한다면?
2007년 K3리그가 출범한 후 많은 일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졌다. 이제 통합 K3리그가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과거 내셔널리그, K3리그와는 차원이 다른 리그가 펼쳐질 것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질 것이다.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준다면 프로 못지않은 ‘꿀잼’이 될 것이다.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개막이 늦어졌는데, 축구를 많이 보고 싶으셨을 것이다. 승강제까지 실시하면서 더 많은 볼거리가 생겼다. (무관중 기간이 끝나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해 달라.
어떤 리그보다 치열하고 재밌을 것이다. (무관중 기간이 끝나면)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