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4차산업신문] 3년 가까이 오매불망 매달렸던 목표가 한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린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 2018년부터 대비해왔던 FIFA U-20 여자 월드컵이 취소됐다는 소식에 허정재 KFA 전임지도자는 허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4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허 전임지도자를 만났다. 그는 목포에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여자 U-18 대표팀의 2022 AFC U-20 여자 아시안컵 대비 1차 훈련을 지휘하고 있었다. 여자 U-18 대표팀의 2022 AFC U-20 여자 아시안컵 대비 1차 훈련은 지난 6일 마무리됐다.
그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전혀 다른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U-20 여자 월드컵을 기다리던 허 전임지도자는 목포 소집훈련을 진행하던 지난 11월 18일, 대회가 취소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됐다. 당시 FIFA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점 ▲지역별 예선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아 내년에 대회를 개최할 경우 준비 기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해 대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당황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필자와 만난 허 전임지도자는 여자 U-20 월드컵 취소를 접한 심정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대회 취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멘붕이 찾아왔다”며 매우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여자 A대표팀에 많은 선수들이 차출된 것이 위안”이라고 말했다.
허 전임지도자가 이끌었던 여자 U-20 대표팀에 뽑혔던 선수 중 지금까지 총 8명의 선수가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추효주(울산과학대)는 이제 A대표팀에서도 서서히 자리를 잡을 만큼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강지우, 박혜정, 조미진(이상 세종고려대), 문은주(대전대덕대), 김수진(경북위덕대)도 벨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또한 오는 8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여자 A대표팀의 소집훈련에는 이정민(경북위덕대)과 이은영(울산현대고)이 소집돼있다. 이정민은 지난 2일 열린 울산과학대와의 연습경기(2-0 승)에서 선제골을 기록했으며, 이은영은 유일하게 고등학생 신분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