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4차산업신문] “우리의 전문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 오성환 KFA 전임 피지컬코치
2020 KFA 피지컬코치 워크숍이 11일 파주 NFC에서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워크숍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피지컬코치의 전문성을 증진하고 인재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KFA 전임 피지컬코치와 일선 현장에서 활동 중인 피지컬코치 등 약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의 주제는 ‘체력측정 WHY(왜), WHAT(무엇을), HOW(어떻게)’였다. 피지컬코치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인 체력측정에 관한 전문성을 키우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오성환 KFA 전임 피지컬코치는 “국내·외 꽤 많은 팀에서 한국인 피지컬코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역할에 대한 논의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 우리의 전문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해보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총 5개 조로 나뉘어 이 날의 주제인 ‘체력측정 WHY, WHAT, HOW’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다. 왜, 무엇을, 어떻게 체력측정을 할지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각 조의 조장들이 나와 토론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체력 측정을 통해 선수 개인별로 프로파일링을 하면서 동시에 경기에 적절한 롤(Role, 역할)을 찾을 수 있다. 대신 일관성을 가지고 체력 측정을 진행해야 한다”, “체력 측정 지표는 선수와 커뮤니케이션 시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등 다양한 생각들이 나왔다. 질문과 답변도 활발히 진행됐다. 주로 각 소속팀에서는 어떤 의도와 방법으로 체력 측정을 진행하는지, 특정 상황에 대한 의견은 어떤지 묻는 질문들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오성환 피지컬코치가 ‘How long do we have to use Yo-Yo intermittent recovery test?(언제까지 요요 테스트만 해야 할까?)’로 약 한 시간 정도 강연을 진행했다. 축구에서 체력 측정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 요요 테스트가 최근 들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어 대체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오성환 피지컬코치는 “요요 테스트는 신뢰도와 타당도가 반영된 테스트이지만 이 테스트로 체력 수준만 측정이 가능할 뿐 운동 처방을 내릴 수는 없다”면서 “10년 전에 개발돼 유럽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은 대체 테스트가 있다”고 소개했다.
'30-15 간헐적 체력 측정(30-15 intermittent fitness test)'가 바로 그 것이었다. 오성환 피지컬코치는 “스몰사이드게임과 같은 슈팅 게임으로 체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논문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선수들을 슈팅 게임으로 체력 증가시키는 건 어렵다. 이럴 경우 공이 없이 뛰게 하는 게 좋은데, 이럴 때 간헐적(intermittent) 러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요 테스트에서 주로 쓰이는 인터벌(interval) 러닝이 400~1600m를 약 1~6분 뛰고, 1~3분 휴식을 취했다면 간헐적 러닝은 최적의 강도에서 5~30초 이하의 러닝을 반복하는 것이다. 매 단계별로 0.5km/h씩 속도가 증가한다. ‘30-15 간헐적 체력 측정’은 말 그대로 30초를 뛰고 15초를 쉬는 테스트다. 30초 동안 충분히 유산소 시스템을 자극할 수 있으며, 젖산이 쌓일 때쯤 끊어주기에 축구에 더 적합하다.
오성환 피지컬코치는 “스몰사이드게임에서 강도가 나오지 않으면 공 없이 뛰어야 하는데, 이 때 무작정 400m 선착순 달리기를 시킬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증명된 운동 강도를 선수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운동장에 나가 직접 ‘30-15 간헐적 체력 측정’을 경험하고, 궁금한 점을 서로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열정적인 분위기에 행사는 계획한 시간을 훌쩍 넘겨 종료됐다. 이 날 참가한 김주표 수원삼성 U-18(매탄고) 피지컬코치는 “현장에서 피지컬코치로 일하시는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배웠다”며 “KFA가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꾸준히 만들어야 현장에서 더 높은 레벨로 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